<p></p><br /><br />행정기관이 집중된 세종시에는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분양제도가 있습니다. <br> <br>공무원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유인책이었죠. <br> <br>그런데 통근버스는 늘 만원입니다. 왜일까요? <br> <br>조사를 해보니 특별분양을 받고도 실제 거주하지 않고 특별분양 받은 집을 재테크 수단으로 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. <br> <br>김유림 기자의 더 깊은 뉴스입니다.<br><br>[리포트]<br> 매일 밤 벌어지는 퇴근전쟁. 전세 버스는 서울과 수도권으로 공무원들을 실어 나르느라 분주합니다. <br> <br>이들이 앞다퉈 탈출한 공간은 깊은 적막에 빠져듭니다. <br> <br> 정부는 9년 전부터 공직자들이 세종시에 정착해 살면서 일을 잘 하라는 취지에서 특별 분양을 해왔습니다. <br> <br> 새로 짓는 아파트 10채 중 절반 이상이 공무원 차지에 다주택자에게도 조건없는 특별분양 혜택을 줬지만 통근버스는 늘 만원입니다. <br><br>[세종시 시민1 (1주택자)] <br>"어떤 분들은 (분양받은 집) 팔고 그 출퇴근 버스 이용해서 출퇴근하는 분들도 있고." <br> <br>[세종시 시민2 (무주택자)] <br>"엄마와 아이들은 강남 대치동이나 기존 서울 생활권에 있고 아빠만 와서 여기서 자고 가거나 저렴하게 쉐어하우스로 놓거나." <br> <br>세종시로 이전한 정부부처 20곳에 근무하는 차관급을 포함한 1급 이상 고위공직자 110여명의 부동산 현황을 분석했습니다. <br> <br> 46명이 세종시에 집이나 분양권을 특별분양 받았는데, 70%가 서울 강남이나 경기 분당 등에 집을 갖고 있는 다주택자였습니다. <br> <br>실거주자 10여 명을 제외한 나머지 18명은 집을 세주고 임대소득을 올리고 있었습니다. <br> <br> 현행법 위반은 아니지만 투기 근절을 외쳐온 현 정부의 시책에 반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. <br> <br>[이승철 /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] <br>"나중에 상황이 되면 또 내려 갈 수도 있겠죠. 노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." <br> <br>[김현수 / 농림축산식품부 차관] <br>"지금 팔려고 부동산에 내왔습니다. 지금 (과천 집이) 재건축을 몇 년 째 하고 있어서 내년에 입주를 해야 되기 때문에 (세종 집을) 팔아서 거기 돈을 넣어야 됩니다." <br> <br>정년을 훌쩍 넘긴 상태에서 분양권을 따낸 경우도 있습니다. <br> <br>63세인 류희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이 집이 완공되는 2021년이면 65살이 됩니다. <br> <br>이미 2년 전 부동산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지만 이 집은 벌써 2억원 넘는 프리미엄이 붙었습니다. <br> <br>[행정안전부 관계자] <br>"연세는 넘으셨지만 (정무직은) 정년이 없는 거니까. 2년 이내 퇴직을 할 수도 있고 다른 기관으로 옮길 수도 있고." <br> <br>나머지 10여명도 실제 입주시점에는 공직을 떠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. <br> <br>[신근호 / 국민권익위원회 상임위원] <br>"저는 제가 입주하기 위해서 분양을 청약을 신청했고요. 어떻게 보면 개인적인 부분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?" <br> <br>[권용복/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] <br>"(완공 시기에 따라서 정년이 걸리냐, 안 걸리냐도 좀 문제가 될 수 있을텐데) 뭐, 저는 문제없다고 보는데요." <br> <br> 세종시가 전국에서 외지인 주택소유 비중이 가장 높은데에는 공무원 특별분양도 한몫을 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. <br> <br>[임재만 / 세종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] <br>"일반 공급처럼 1가구 1주택이면 그 집을 파는 조건으로 분양을 했어야 하고. 임기가 끝나가는 사람들, 시간이 얼마 없는 사람들한테는 공급을 배제하는 게 처음부터 필요하지 않았나…." <br> <br>그런데도 정부는 부처 추가이전을 이유로 당초 올해 끝날 예정인 공무원 특별분양 제도를 최소 1년 이상 연장했습니다. <br> <br>세종시 고위공무원들은 "꼭 집이 필요한 사람에게 집을 나눠주겠다"는 정부의 분양 원칙을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. <br> <br>채널A뉴스 김유림입니다. <br> <br>rim@donga.com <br> <br>연출 이민경 <br>구성 지한결 손지은 <br>그래픽 손유근